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3종, 동화 2종, 사회문화 1종, 예술 2종, 교사·학부모 2종 모두 10종입니다.

해가 왔다

전미화 글, 그림

사계절｜2024.1.10.｜40쪽｜14,000원｜그림책｜5세부터

주제어 : 햇빛, 집, 선물, 나눔, 희망, 노랑

아이는 두 손을 모아 해가 보고 싶다고 달에게 기도한다. 달은 아이의 소원을 해에게 전해준다. 

해는 선물을 챙겨 아이를 찾아간다. 아파트에 둘러싸인 아이의 작은집은 낮에도 해가 가려져 어둡다.

해는 커다랗고 둥그런 몸집에 귀여운 짧은 팔로 아이를 꼭 안아준다. 아이는 해가 주고 간 선물을 이웃과 나눈다. 

작은집들이 노란 빛으로 밝아진다.(김현정)

 오늘 아침 우리에게 일어난 일

에밀리 보레 글｜뱅상 그림｜윤경희 옮김

문학동네｜2024.1.8.｜52쪽｜15,000원｜그림책｜5세부터

주제어 : 반려묘, 죽음, 슬픔, 위로, 유머

밤새 반려묘 듀크가 세상을 떠났다. 큰 슬픔에 빠진 엄마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늘로 올라갔다고 했다가 땅 밑으로 사라졌다고 했다가 횡설수설이다. 

아이는 침착한 목소리로 듀크는 지금 우리 가슴속에 들어와 편히 쉬고 있다고 말한다. 

엄마는 아이를 꼭 껴안는다. 만화풍의 그림이 사랑스럽다.(황정연)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

박현민 글, 그림

창비｜2024.1.31.｜72쪽｜21,000원｜그림책｜7세부터

주제어 : 설인, 예티, 연구, 산, 공존, 우정, 위로넘김

눈으로 뒤덮인 거대한 산에 예티 연구소가 있다. 유진 박사가 연구소 새 소장이 되었다. 

박사의 임무는 설인 예티를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고수가 든 쌀국수를 좋아하는 예티를 위해 박사는 새로운 요리법을 연구한다.

쌀국수를 만들어 산을 올라갔는데 아차, 고수를 빠뜨렸다. 둘은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자주, 보라, 초록의 별색을 사용해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하다.(노은정)

4월의 소년

- 4·19,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

박지숙 글｜이다혜 그림

풀빛｜2024.1.19.｜148쪽｜13,000원｜우리동화｜9세부터

주제어 : 역사동화, 419혁명, 탐정단, 부정선거, 민주화운동, 학생운동

영규는 어려운 형편에도 중학교에 갈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무거운 신문뭉치도 가뿐히 들고 배달에 나서는데 골목에서 납치사건을 목격한다. 영규는 범인 뒤를 쫓다가 현장에 떨어진 자유당 완장을 발견하고 경찰을 찾아간다. 피해자가 이웃 아저씨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어른들은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이상한 말만 한다. 의문이 생긴 영규는 친구들과 탐정단을 만들어 범인을 찾아 나선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 투표소는 부정선거 반대시위를 하는 중고등학생들과 이를 쫓아내는 반공청년들의 몸싸움으로 시끄럽다. 영규와 친구들은 범인을 찾으러 투표소에 갔다가 화장실에 버려진 투표용지를 발견한다. 건물 뒤에서는 투표용지를 태우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영규는 어른들의 비겁한 모습에 화가 난다. 3월 15일 신문에 김주열 학생의 충격적인 사진이 올라오자, 4월 19일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학생, 노인, 구두닦이, 심지어 아이들조차도 참지 못하고 뛰어들었던 역사적 사건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잘 풀어냈다.(이연주)

여름과 가을 사이

박슬기 글｜해마 그림

북멘토｜2024.2.15.｜135쪽｜13,000원｜우리동화｜11세부터

주제어 : 단짝, 편지, 관계, 길고양이, 친구

여름이와 가을이는 5년 된 단짝 친구다. 하지만 여름방학이 되면서 둘 사이는 뭔가 달라졌다. 여름이는 다른 친구랑도 놀고 싶고 아이돌과 남자친구 얘기도 하고 싶은데 가을이는 늘 책과 고양이 이야기만 하고 단둘이만 놀고 싶어한다. 여름이는 다른 친구와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 말해버린다. 상처받은 가을이는 새로운 단짝 찾기에 돌입한다. 한편 여름이도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럽다. 가을이와 절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짝 친구와 좀 멀어지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가도 싶다. 그러던 중, 여름이는 의문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는 상처 준 사람에게 3일 안에 사과하라며 마치 가을이와의 일을 아는 듯 쓰여있다. 누가 보낸 것일까? 편지는 계속 되고 여름이는 가을이가 편지를 보낸 것으로 오해한다. 가을이는 직접 편지를 보낸 범인을 찾아 나선다. 계절이 변하듯 마음이 변해가는 사춘기 아이들의 미묘한 감정이 섬세히 그려졌다. 아이들이 변화를 인정하고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박은정)

잠들기 전에 읽는 이야기 클래식

김태용 글｜공인영 그림

클로브｜2023.12.11.｜160쪽｜16,800원｜예술｜9세부터

주제어 : 음악, 악기, 오페라, 이야기, 클래식 감상, QR

클래식 30곡과 곡 설명이 QR코드와 함께 담겨 있다. 10곡씩 세 부분으로 나눠 소개한다. 1장<클래식의 이야기를 들어봐요>에서는 오페라, 교향시, 가곡의 내용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오페라 이야기는 옛이야기 듣는 것처럼 재미있다. 2장은 바흐, 헨델, 쇼팽 등 작곡가들의 음악 세계와 곡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클래식이 쉽게 다가온다. 3장은 곡을 연주할 때 사용한 악기를 소개한다. 비발디 <프라우티노를 위한 협주곡>에서 리코더의 매력을, 생상스 교향시 <죽음의 무도>에서 하프, 실로폰, 오보에가 어떤 소리를 표현했는지 들려주며, 호아킨 로드리고 곡에서 기타가 오케스트라와 만나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지 느끼게 한다. 음악을 더 풍성하게 즐기기 위한 짧은 정보는 부모와 어린이 모두에게 클래식의 흥미를 갖게 한다. 간략하게 들어간 삽화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QR코드로 소프라노 이한나가 읽어주는 것을 듣거나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공연 영상도 볼 수 있다.(홍정옥)

아이디어 : 창작을 만드는 작은 동물들

이자벨 심레르 글, 그림｜김희정 옮김

반달｜2023.11.20.｜72쪽｜17,000원｜예술｜16세부터

주제어 : 그림책, 창작, 창의력, 다양한 색깔, 상상, 스케치, 생각

책 앞표지에 제목 없이 세밀하게 그려진 눈동자가 강렬하다. 뒤표지는 앞표지와 다르게 눈을 감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목은 책등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다양한 동물에 비유해 설명한다. 처음에는 동물들 모습이 완전하지 않다.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릴 때 어렴풋한 모습과 닮아있다. 아이디어는 뱀장어처럼 빠져나가고 달아나버린다. 물고기에게 새 부리와 다리가 있는 모습처럼 엉뚱하다.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개구리처럼 튀어 오르기도 하고 손에 잡힐 듯 말 듯 뒤섞이고 어우러진다. 역동적이고 혼란한 상황을 지나 푸른 풀밭 위 홀로 의자에 앉아 고요하게 기다려본다. 미술, 음악, 디자인 같은 창작활동을 할 때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창작자가 아이디어를 끌어내기까지 과정이 흥미롭다. 세밀화와 거칠게 표현한 러프 스케치의 반복은 아이디어가 완성되기까지 긴장감이 잘 드러난다. 푸른 풀밭 위에 홀로 있는 의자는 청각과 촉각을 자극하기도 한다.(신정화)

공격 사회

정주진 글

철수와영희｜2024.2.10.｜248쪽｜17,000원｜사회｜16세부터

주제어 : 혐오, 차별, 악성 댓글, 위협, 비난, 프레임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향해 분노, 적대감, 증오를 담은 막말을 마구 내뱉는 공격 사회가 되었다.

일부 극우 단체와 유튜버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많은 보상금과 배상금을 얻어내려 한다고 매도하며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고, 혐오를 부추기고, 가짜 뉴스를 동원한다. 빈곤에 대한 멸시도 퍼져 있다. 개인 능력 부족으로 생긴 소득 부족을 국가 세금으로 채워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장애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놓고 ‘서울 시민이 약자’고 ‘비문명적 시위 방식’이라며 장애인을 비난한다. 이런 주장과 비난에는 장애인 이동권을 당연한 권리가 아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시혜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왜 장애인만 대중교통에서 소외되어야 하는지, 그것이 합당한 것인지 논리적으로 답하지 못한다. 저자는 사회 비주류 집단을 향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 현실을 비추고,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공격이 아닌 이성적이고 정제된 방식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지 묻고, 자신이 주장하는 ‘진실’과 ‘옮음’에 대해 성찰해보기를 권한다.(임정희)

아이들은 모험으로 자란다

아이의 성장과 도전을 이끄는 초등 교육

최관의 지음

보리｜2024.1.22.｜235쪽｜16,000원｜교사·학부모

주제어 : 교육 에세이, 자녀 교육, 초등 교육, 교육철학

1986년부터 초등교사로 살아온 작가가 들려주는 초등 교육 이야기이다. 아이는 다양한 경험과 모험으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부모와 교사는 저마다 다른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이가 ‘나다움’을 펼치도록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는 것이 중요함을 교사로서 경험한 학부모 상담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입학을 앞둔 학부모를 위한 조언,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가 갖추어야 할 능력,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말을 설명한 부분은 유용하다. 선행학습보다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공부와 아이가 재미있어서 하는 놀이가 아이의 삶을 가꾼다고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초등 교육에 몸담은 작가의 이야기라 글 속의 사례와 학교 현장 이야기가 현실성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가 읽는다면 학교를 이해하고 자녀를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오혜림)

회복되는 교실

회복적 질문과 서클로 만들어 가는 관계 중심 생활교육

김훈태 지음

교육공동체벗｜2024.1.29.｜203쪽｜16,000원｜교사·학부모

주제어 : 교육철학, 교육학, 학생 생활지도, 서클, 회복적 정의

학교 폭력 문제와 교육의 시장화로 학교 구성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쓴이는 이러한 문제를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서클’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서클은 둥그렇게 앉아 이야기 나누는 대화방식이다. 가해자 아이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동시에 존중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왜 회복적 정의인가? 회복적 교육이란 무엇일까? 회복적 관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서클 중심으로 풀어간다. 갈등을 서클로 풀어가는 회복적 학교는 교육 세 주체가 서로 존중하고 피해 회복을 고민한다. 존엄과 존중, 책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원칙과 질문을 소개하고 교실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예시와 함께 자세히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 갈등이 있을 때 가해자 처벌보다 피해자 회복이 중심이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책에 나온 회복적 원칙으로 학급을 운영한다면 학급 구성원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이 관계를 바탕으로 학교와 교사는 원만하게 갈등을 조정하며 진정한 의미의 교육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오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