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있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었던 집은 세월의 흐름 속에 버려진다. 1900년 어느 날 모험을 나온 아이들이 집을 찾아내고 집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다시 일가를 이루고 전쟁과 이별을 겪는 그 모든 변화의 과정을 집은 한 자리에서 묵묵하게 지켜본다. 집이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20세기 100년을 그려낸 연대기이다. 주변 환경과 색조의 변화에 따라 시간과 사건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연도 표기 그림 옆면에 배치한 시는 그림으로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간결한 글 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단 한 장면의 그림에 얼마나 긴 시간을 담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