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랑은 아버지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으로 어머니의 만류도 뿌리치고 백호를 잡으러 흰산에 오른다. 그러나 흰산에서 뭇 생명들과 원수가 되고 산신인 백호에게 활을 겨누다 어둠왕까지 깨우고 만다. 흰산은 어둠과 죽음에 갇히기 시작한다. 도로랑으로 인해 생긴 재앙은 도로랑이 막아야 한다. 흰산의 신성한 존재인 천년소나무에게는 눈을, 만년버드나무에게는 심장을 내어주고 도로랑은 짐승처럼 벌레처럼 흰산 꼭대기를 기어오른다. 개인적인 원한에만 집착한 어리석은 청년 도로랑이 다른 생명들을 생각하고 인간과 모든 자연물이 공동체임을 깨닫기까지, 우리 신화와 어우러진 모험이 흥미롭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