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철이와 송이 남매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산꼭대기 판자촌에서 산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을 나가고 철이마저 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남은 송이는 온종일 방안에서 놀아야 한다. 송이는 심심하고 배고플 때면 종이를 씹는다. 종이에서 밥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송이는 학교에 입학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지만, 할아버지가 병이 나 형편이 더 어려워지자 할머니는 송이를 절에 맡기려 한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가족 사진을 찍고, 새로 산 책가방 속에 책 대신 옷만 가득 넣은 채 송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할머니를 따라 절로 간다. 하지만 가족은 함께 살고 싶다. 할머니는 송이를 다시 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