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엄마는 자기도 마음의 병에 걸려 식구를 원망하고 싶지 않다고 마흔 생일날에 일하러 나간다. 엄마가 일하러 나가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아빠, 직장에 나간 엄마가 자기에게 소홀한 것이 싫은 이기적인 언니 사이에서 둘째 가영이가 화자가 되어 가족들의 생각과 처지를 살핀다. 가영이는 엄마와 아빠가 성 역할에 대해 갈등하는 것을 보고, 학교에서 은근한 성차별을 겪으며 엄마를 엄마로만 보지 않고 한 사람으로 보게 된다. 치매, 성차별, 가정에서 남녀 역할 분담 따위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