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령지인 시골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은 김 선생님 책상 위에, 보선이는 꽃병 가득 들꽃을 꽃아놓는다. 예쁘고 신기한 모습에 아이들이 꽃 이름을 물어올 때마다 선생님은 꽃 이름을 몰라 부끄럽다. 틈틈이 그려두고 도감을 사와서 처녀치마, 엘레지, 둥글레…, 하나씩 익혀간다. 보선이는 열심히 꽃 선물을 하고, 선생님은 열심히 꽃 공부를 해서 아이들과도 나눈다. 그런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니, 선생님은 이해할 수 없다. 보선이네 집에 가는 날, 선생님은 보선이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난생 처음 꽃들의 숨결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 깨어있는 숲의 냄새와 소리를 느낀다. 선생님의 방문은 보선이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