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했던 아빠는 아이들 이름도 ‘산’ 자를 넣어 산하와 강산으로 지었다. 아빠는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도 산하와 강산이를 등에 태우고 늑대왕이 되어 함께 놀았다. 그날 아이들은 늑대왕을 그려 벽에 붙여놓았다. 늑대왕 이름은 핫산이다. 어느 날 아빠가 회사에서 과로로 쓰러졌다. 아빠는 결국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려갔다. 공장에 다니게 된 엄마는 날마다 늦게 오고 어린 강산이는 엄마한테 가자며 보챈다. 문득 벽에 붙은 늑대왕 핫산의 눈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벽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그러고는 아이들 앞에 등을 들이댄다. 어서 올라타라는 듯이. 아이들을 태운 늑대왕은 어디로 갈까?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