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이 된 미르는 새로 이사 온 달밭마을이 영 못마땅하다. 아빠 엄마가 헤어진 것도, 엄마랑 단둘이 살게 된 것도 다 엄마 탓인 것 같다. 마음의 빗장을 채운 미르에게 위로가 되는 건 집 앞 오백 살 된 느티나무뿐이다. 동갑내기 소희 눈에 이런 미르가 낯설지 않다. 할머니와 살면서 나이보다 훨씬 어른스런 소희는 자기처럼 ‘혼자만의 표정’을 가진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다. 바우는 엄마가 죽고 ‘선택적 함구증’을 앓지만 미르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다시금 말을 하기 시작한다. 각자 다른 빛깔의 슬픔을 가진 세 아이는 서로의 상처를 품어주고 보듬는다. 이윽고 슬픔의 껍질을 깨고 일어난 아이들은 서로에게 속삭인다. 너는 꽃이라고, 하늘을 향해 희망의 꽃잎을 피워내는 하늘말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