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4장으로 이뤄진 시집은 일상에서 느끼는 욕구불만에서 시작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확장된다. 화자는 단순히 어른들이 자기에게 쏟아붓는 관심과 억압을 푸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늘 함께하는 사물에 빗대 자기 처지를 생각한다. 뒤로 갈수록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자기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대가족의 가치와 고단한 어른들의 삶을 조금씩 껴안으며 성장하는 화자의 성숙한 내면도 드러난다. 세상 모든 것은 소중하다는 평범하지만 체화하기 어려운 진실을 시적 함축과 리듬으로 잘 빚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