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 ‘264’를 필명으로 사용한 이육사의 41년 짧은 삶을 그렸다. 우리에게 그는 의열단 단원으로 만주 벌판을 누빈 독립운동가라기보다 민족 저항 시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역경 속에서도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이육사의 삶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정신과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성장배경에 등장하는 조선 유학자 집안 이야기나 보수적 학문의 고장 안동 이야기는 자칫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한 사람의 정신적 성장과 올바른 삶의 바탕이 어디에서부터 비롯하는지 잘 보여준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다림의 자세를 담은 대표시 〈광야〉와 〈청포도〉를 이육사의 삶과 동떨어지게 책 마지막에 소개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