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에서 살아남은 가랑스는 노예로 팔릴 뻔하다가 착한 주막 주인에게 거두어져 아름답게 성장하고, 못된 영주의 방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지켜낸다. 노예제와 영주의 전횡에 분노하는 서민들, 천대받는 유랑생활 속에 전통과 문화를 이어가는 집시 무리, 사회 개혁을 꿈꾸는 예술가, 온갖 박해에 맞서 싸우는 신교도들이 나온다. 이민족, 벙어리, 여성이라는 겹겹의 장애를 딛고 용기 있게 인생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냈다. 부드럽고 온화한 수채화가 장대한 규모의 이야기세계를 생생한 정경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