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탄 하얀 곰이 망망한 푸른 바다를 지나고 있다. 어딘가로 가고 있는 곰과 고래의 입가엔 미소가 어려있다. 하얀 곰이 도착한 곳은 바다 한가운데 있는 나무집이다. 얼마쯤 후엔 조각배를 탄 갈색 곰이 찾아와 함께 지낸다. 물이 점점 줄어들더니 곰들이 사는 나무집에 동물들이 찾아든다. 차분하던 배경이 시간의 흐름을 타고 분홍으로, 노랑으로 변한다. 수많은 동물이 머물다 떠나고 계절이 바뀌고 낮밤이 바뀌어도 나무집은 그 자리에 그렇게 서있고 하얀 곰과 갈색 곰도 나무집과 함께 있다. 글 없이 그림만으로 읽을 수 있는 여지를 넓혀 놓은 책의 분위기는 서정적이며 아름다우며 평화롭다. 읽는 사람에 따라 무한변신이 가능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