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조선시대에도 한양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모내기 등 농사법의 발달로 광작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농민이 농토를 잃고 한양으로 모여든다. 주인공 엄기둥의 식구도 그런 이유로 한양으로 올라온다. 청계천 다리 밑 움막에 자리를 잡은 기둥이는 아버지와 함께 지게로 짐 나르는 일을 하게 된다. 얼음 창고의 심부름꾼으로 한양 곳곳을 누비며 얼음을 배달한다. 시전 짐꾼들의 텃세와 갈퀴 패거리들의 횡포 때문에 힘이 들지만 엄기둥과 가족은 꿋꿋하게 이겨내며 생활한다. 어린 엄기둥의 눈으로 본 한양의 모습이 매우 활기차고 흥미롭다. 당시 시전 상인들과 세시풍속 등의 묘사가 일기체의 글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