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의 3개 분교 어린이들의 시와 그림을 엮었다. 아이들은 일 년에 한 번뿐인 어린이날에도 하루 종일 고추밭 일을 도와야 하고, 땅콩도 따야 한다. 그런데도 집안일과 밭일에 버스 청소까지 하느라 “울퉁불퉁 거칠거칠/갈라진 엄마 손”을 걱정하거나, 태풍이 불면 농사를 망쳐 아빠의 마음이 찢어질까 걱정한다. 단소 연습을 해도 잘 안 되니 “내 입은 불량 입인가 보다.”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고, 손가락을 다쳐 다섯 바늘이나 꿰맸는데도 상처에 대한 걱정보다는 “당분간 컴퓨터 게임 못하겠다.”며 아쉬워하는 마음이 솔직하다. 자연과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가까이서 보며 사는 아이들의 삶에서 순수함과 단단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