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핑네 가족은 아버지의 잦은 사업 실패로 공동묘지 옆에 있는 ‘아홉 발 집’으로 이사한다. 이사하면서부터 크고 작은 재난이 시작되는데, 마침내 할머니는 그 집에 얽힌 사연을 식구들에게 들려준다. 집시 소녀와 보잘것없는 마을 청년의 사랑과 이별, 이별 뒤의 해후, 공동묘지에 숨어 사는 훔파 하치 아저씨의 출생의 비밀, 그 집을 지은 핑의 할아버지 이야기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엽궐련을 만들어 파는 핑네 가족 이야기와 훔파 하치 부모의 사랑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치밀하게 그렸다. 이야기의 단서를 하나하나 맞추며 읽는 재미가 있고 인물들의 개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