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롱이 한 마리가 둥지 속에서 날고 있는 다른 형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날고 싶어. 날고 싶어. 날고 싶어.” 아파트 베란다 화분 받침대 위의 둥지. 막내 황조롱이는 알로 나올 때도, 알에서 깨어날 때도, 먹이를 먹을 때도 언제나 조금씩 느렸다. 유난히 늦되는 막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격려해주는 부모 황조롱이의 모습과 힘들지만 세상에 맞서 힘껏 날갯짓하는 막내 황조롱이의 용기에 가슴 뭉클해진다. 세밀화로 그려진 그림은 따뜻하면서도 역동적이다. 황조롱이를 마치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다. “늦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