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숲의 소리를 기억하며 자란 나무는 다시 오랜 시간 잘 말려져 노래하는 첼로로 태어난다. 할아버지는 숲에서 나무를 키우는 사람이었고 아버지는 공들여 말린 좋은 나무로 바이올린과 첼로를 만드는 이였다. 아버지가 정성스레 만든 첼로로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소리를 처음 듣고 ‘나’는 깊게 감동한다. 첼로에 맘을 빼앗겼다는 걸 안 아버지가 바쁜 짬을 내 완성한 어린이용 첼로는 투명하고 따스한 홍차 빛이 감돈다. 아버지의 품에서 첼로 소리를 하나하나 익히던 주인공은 어느덧 어른이 되고 아이들에게 첼로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음악가가 주인공이 켜는 첼로 속에서 서로 만나고 어우러진다. 맑디맑은 수채화가 숲의 소리를 음악으로 들려주는 듯하다. 아름다운 숲 속을 산책하듯 천천히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