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커다란 나무 옆 조그만 집에 한 아저씨가 살고 있다. 아저씨는 아름드리 나무가 성가시기만 하다. 아침마다 새들이 나무에 모여 쪼로롱 쪼로롱 노래를 부르면 시끄러워 잘 수가 없고, 차를 마시다 찻잔에 새똥이 떨어지고, 빨래가 잘 마르지 않게 그늘이 지고, 나뭇잎이 한없이 떨어진다. 그때마다 아저씨는 나무를 걷어차며 말한다. “어디 두고 보자.” 결국 도끼를 들고 와 나무를 베어버린다. 나무가 없으니 아저씨는 봄이 온 것도 모르고 아침이 온 것도 모른다. 앉아서 차를 마실 그늘도 없다. 아저씨는 점점 슬퍼져 엉엉 울어버린다. 그때 아저씨 눈에 그루터기에 난 작은 싹이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