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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보이지 않던 인생의 꽃을 보다(강경희_노원지회) 사무국 2017.08.08. 1283

보이지 않던 인생의 꽃을 보다

강경희 노원지회

 

쥔 거미냐나그네 거미냐

쥔 거미냐나그네 거미냐

 

아기 거미냐엄마 거미냐

아기 거미냐엄마 거미냐

 

내 거미냐친구 거미냐

내 거미냐친구 거미냐

 

여섯 분씩 두 모둠으로 하여 주거니 받거니 말놀이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선생님이게 뭔가요?”

주고받으며 노는 말놀이예요.”

왜 그렇게 하나요?”

말로 노는 말놀이인데요대거리하면서 교감하고 쥔나그네처럼 반대대조를 생각해서 만들어 내요같이 노는 놀이문학이에요언제 어디서나 마주하며 놀 수 있어요생활 속에서 문학을 즐기고 발견하는 것이지요.”

연산홍 어르신께서 갑자기 물어보시는 바람에 얼떨떨하게 대답을 합니다.

어르신들과 첫 만남에서 말놀이와 어린이문학을 함께 읽으며 어르신들께서 읽고 싶은 책을 서로 권하기로 계획하고 7주차 때입니다.

그럼여자 거미냐 남자 거미냐도 되겠네.”

.”

형 거미냐 아우 거미냐도.”

잘 만드시네요.”

빨간 거미냐 파란 거미냐.”

두 분씩 짝지어서 주고받으시면 여러 가지가 만들어져요겨루기 놀이처럼 할 수 있어요.”

-. 진달래 거미냐 연산홍 거미냐도.”

.”

연산홍 어르신과 말놀이를 알아가며 만드는 사이 잠시 잠깐 잠을 청하시는 어르신하며 함께 고개를 끄덕이시는 어르신. “선생님오늘은 무슨 책 읽어 주실 거예요?” “빨리 책 읽어 주세요.” 하품하시며 재촉하는 어르신.

월계도서관에서 책읽기를 함께하시는 인생의 꽃(65~80대 여성)들입니다일어나기 싫은데 새벽 4시면 눈이 떠지고 잠이 깨서 6시 즈음 집안일이 다 끝나 아침 드라마 보다가 도서관 왔다고 하십니다.

 

시작 시각 아침 9시 30.

지팡이 짚고 오시는 어르신친구랑 만나서 오시는 어르신보조기구 밀고 오시는 어르신진달래연산홍쟈스민민들레장미개나리 등 인생의 꽃역사의 꽃들은 30분 전부터 오십니다모닝커피와 과자나 떡사탕 간식을 드시며 선생님선생님도 드세요.” 하며 챙겨 주시는 어르신들은 알록달록 꽃무늬울긋불긋한 옷차림과 정성들여 곱게 분 바르신 얼굴에 웃음꽃 피워 저를 반기십니다.

친정엄마시어머니 연배의 어르신들과 친정엄마의 오 년에서 팔 년 뒤 나이의 어르신들입니다꽃이라 여기지 않았고 그동안 보지도 못한 꽃들입니다어린이문학과 말놀이로 만난 인생의 꽃어린이책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인생의 꽃은 65세 이상 어르신 치매예방 책읽기 서울시 지원 사업으로 서울시에서 처음입니다글보다 소리로 어린이문학과 삶의 문학을 가지고 계신 어르신들이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책을 듣고 읽고 부르고 이야기 나눕니다지금 어르신들은 도서관에 모여 어린이문학으로 인생의 꽃을 피우는 중입니다치매예방은 뒤로 합니다처음이라는 떨림을 어린이책 읽어주기로 충분하다는 희망과 버무려 말놀이동요동시를 부르고 그림책과 청소년 단편 소설을 함께 읽으며 보이지 않던 꽃의 웃음과 향기를 보고 느낍니다.

 

오골쪼골 박 서방

한짐 가득 진 서방

삐쩍 마른 강 서방

한 잔 두 잔 권 서방

욕심 많은 배 서방

소금 파는 염 서방

고추 크다 조 서방

서캐 할배 이 서방

 

어르신들 서방님은 어떤 서방님이신가요?”

서방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

그럼 어떤 서방님이 좋으세요?” 당황스러움을 감추며 다시 묻습니다.

아무 말씀 없이 고요해져 어르신들제가 이 말놀이를 여러 엄마들이랑 많이 해 봤어요그랬더니 한 잔 두 잔 권 서방을 제일 좋아하더라고요맥주 한 잔 두 잔 권하며 조근 조근 이야기 나누는 남편을요.”

나는 한짐 가득 진 서방밖에 나가서 뭐든지 가득 지고 들어오면 좋아.”

삐쩍 마른 강 서방도 좋아열심히 일해서 삐쩍 말랐으면 해.”

말문이 트이신 어르신들 바빠지십니다.

욕심 많은 배 서방욕심내서 일하고 모으는 배 서방.”

어르신들 고추 크다 조 서방 좋지 않으셔요?”

하하하.”

우리는 한 잔 두 잔 권 서방 제일루 싫어요즘 남편들은 우리 적 서방처럼 했다가는 쫓겨나.”

아휴.”

요즘 며느리들은 남자한테 쓰레기도 버리라고 해집에서 꼼짝 못해.”

지들끼리 알아서 해야지 아무 말 못해.”

우리 때는 술 먹고 돈 못 버는 서방 많았어.”

 

감자꽃

권태응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전문

 

어떻게 저런 감성을 가졌을까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반장님이 소리 높여 말씀하십니다.

감자꽃을 숱하게 봐도 나는 저렇게 생각 못했는데.”

노래로도 만들어졌어요듣고 불러 볼까요?”

어르신들 들으시고 손으로 박자를 짚으며 따라 부르십니다.

노래가 어렵다.”

그럼 그냥 우리끼리 불러 볼까요?”

손을 저으시며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에 힘주어 부르십니다.

요즘 자주 감자가 나와서 신기해요.” 하며 이야기를 꺼내니 옛날에는 자주 감자가 많았어하얀 감자는 귀했지하얀 감자 나온 지 얼마 안 됐어.”

그래요저는 자주 감자 요즘 보고 먹었어요자주 감자꽃은 한 번도 못 보구요.”

감자꽃 노래를 한 번 더 손 박자 짚으며 부릅니다.

 

어린이문학을 즐기시는 어르신들의 귀한 웃음이 웃음 짓게 하며 감동으로 눈물 나게 합니다.

인생의 꽃역사의 꽃노래 부르기 좋아하시고 잘 부르십니다그리고 책 읽어 주어서 좋다고 하시며 매번 무슨 책 읽을 거냐고 물으시는 어르신들어린이문학과 말놀이 즐기는 독자이자 주인공이십니다.

유치원 안 다녔는데 노래하고 그림책 보니 이 나이에 유치원 다니는 기분이고 좋아칠십팔십이 돼서야 도서관에 처음 오고 책도 처음인데참 좋아.”

인생의 꽃보이는 꽃으로향기로 저를 부릅니다.

 

*2015년  11월호《동화읽는어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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