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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딸기 그림책 더 없나요?(신은영_구미지회) 사무국 2017.08.08. 1605

책 읽어 주세요!

딸기 그림책 더 없나요?

신은영 구미지회

 

선생님이번 주에는 무슨 책 가져왔어요?”

저번에 갑돌이와 여섯 친구 나오는 이야기 재미있었는데그런 거 또 없어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책 보기 싫은데.”

배고픈데 뭐 맛있는 것 좀 없나요?”

이렇게 스스럼없이 저한테 말을 건네면서 제 가방을 곁눈질하는 녀석들은 매주 책읽어주기를 통해 만나는 지역아동센터 친구들입니다올 초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에 이 친구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구미시 외곽에 있는 이 센터는 구미지회 회원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학습보다는 다양한 활동과 놀이 위주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작년부터 우리 회에서 책읽어주기를 진행했는데지난해 활동하던 회원이 사정이 생겨 올해부터 제가 나가고 있지요책읽어주기는 주로 저학년 5~6명이 고정으로 참여하고 때때로 시간이 맞는 고학년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이름과 얼굴을 익히고 성향이 어떤지 어떤 책들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알아가던 4월 중순이었습니다책읽어주기를 마치고 나오는데 복지사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딸기 모종을 심으려고 한다며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어요이웃에서 딸기 모종 20~30포기를 얻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심고 가꾸겠다고 하십니다모종을 심어 본 적은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커다란 플라스틱 화분 10여 개를 준비해서 두세 명씩 한조가 되어 작업을 했습니다화분에 흙을 채우고 모종을 심은 다음 물을 주었어요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오던 아이들도 가방을 내려놓기 바쁘게 작업에 참여했습니다저도 1학년 선영이와 한조가 되어서 딸기를 심었어요우리 화분에는 작은 모종 세 포기를 꼭꼭 눌러 심고 일회용 숟가락에 이름을 써서 이름표도 꽂았습니다작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모두 몹시 신나 보였지요문득 딸기를 소재로 한 그림책 몇 권이 떠올라서 다음 주에는 그 책들을 가져와 함께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딸기 그림책을 골라 일찌감치 빌려다 놓고 아이들을 만날 날을 기다렸어요아이들이 이 책들을 좋아할지심어 놓은 딸기는 뿌리를 잘 내렸을지 궁금해서 일주일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그런데 센터에 행사가 있어서 두 주일 동안 활동을 쉬게 되었고 3주 만에 아이들을 만났습니다센터 앞에는 3주 전에 심어 놓은 딸기 화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뿌리를 잘 내려서 하얗게 꽃을 피운 화분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늘 어떤 책을 가지고 왔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딸기 그림책만 볼 거라고 하니까 잔뜩 기대를 하는 눈치입니다그림책 3권을 꺼내서 한 권씩 표지를 보여 주면서 간단하게 책 소개를 했어요. 4학년 민경이가 읽을 순서를 정하고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먼저 딸기 한 포기(정유정 글·그림길벗어린이)를 읽었습니다딸기가 자라는 과정을 정감 있는 그림과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한 책을 보면서아이들은 자기가 심은 딸기 모종의 상태와 비교해 보고 싶어 자꾸만 입이 들썩입니다그래도 용케 참고 있다가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자기 화분의 딸기 모습을 서로 얘기하느라 바빴습니다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중간중간 찢어진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집에서 투명테이프로 보수해 가긴 했는데 1학년 예준이 눈에도 그게 몹시 거슬렸던가 봅니다책이 찢어져서 어떡하냐고누구 책인데 이렇게 되었느냐고 자꾸 묻습니다딸기 빛깔만큼이나 곱고 예쁜 예준이 마음도 함께 읽었습니다.

두 번째 읽은 책은 딸기(신구 스스무 글·그림한솔수복)입니다앞의 책과 마찬가지로 딸기가 자라는 모습을 담은 책이지만강렬한 색채도 인상적이고무엇보다 작은 생명을 길러 내기 위해 바람과 햇빛과 저녁놀 등 자연의 힘을 더 강조하는 책이라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아이들도 그런 부분이 느껴지는지 그림이 예쁘다진짜 딸기 같다먹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특히 하얀색 딸기꽃이 가득 핀 그림을 제일 좋아해서글자도 별로 없는 그 페이지에서 아주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딸기밭의 꼬마 할머니(와타리 무츠코 글나카타니 치요코 그림한림출판사)를 읽었습니다앞의 두 책이 딸기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다룬 내용이라면이 책은 땅속에 사는 꼬마 할머니가 딸기밭을 가꾸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할머니가 딸기를 색칠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다 읽고 나니주영이가 이렇게 정리했거든요.

그림은 딸기가 제일 예쁘고이야기는 딸기밭의 꼬마 할머니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우리가 심은 딸기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어요누구 화분에 꽃이 제일 많이 피었는지누구 화분에는 초록색 딸기 열매가 몇 개 달려 있는지누가 화분에 물주기를 게을리했는지자신들이 직접 키워 낸 딸기 맛은 어떠할지그러다가 누군가 말했어요.

선생님딸기 책 또 없어요다음 주에 또 보여 주시면 안 돼요?”

 

내가 알고 있는 딸기 책은 이게 다인데더 보여 줄 만한 게 있는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그다음 주에 딸기 그림책을 3권 더 찾아내서 가져갔어요딸기 한 알(김슬기 글·그림현북스)은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신인작가 공모전에서 당선된 우리 작가의 그림책입니다리놀륨판화 그림이 특이한 책으로심사를 맡은 앤서니 브라운이 아주 극찬을 했다고 해요딸기나라 딸기우유(이필원 글·그림시공주니어역시 우리나라 그림책이고, 2004년 한국출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욕심쟁이 딸기 아저씨(김유경 글·그림노란돼지)는 내용이 살짝 교훈적인 느낌이어서 마지막까지 망설이다 가져간 책입니다.

아이들은 지난주에 이어서 또다시 딸기 그림책을 가져왔다고 좋아했어요지난주처럼 한 권씩 표지를 보면서 간단히 소개를 하고오랜만에 함께하게 된 5학년 유리가 읽을 순서를 정했어요아이들은 세 권 모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오히려 지난주 딸기나 딸기 한 포기보다 오늘 책이 더 재미있다고 한 친구들도 있었어요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아마도 이야기가 있는 책과 식물의 생태를 다룬 책의 차이 같았습니다이날 함께 본 책들은 전부 딸기를 소재로 하면서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책들이었거든요많은 친구들이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를 제일 재미있었던 책으로 꼽았습니다제목처럼 딸기를 아주 좋아하는 욕심쟁이 아저씨가 마을의 딸기를 전부 사들여 혼자 쌓아 놓고 먹다가 나중에 반성하고 자기 딸기를 전부 들고 나가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딸기잼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다는 내용입니다마지막 장면에서 아저씨 얼굴이 딸기처럼 빨개졌습니다.” 하고 끝나는데, 1학년 예준이가 천진한 얼굴로 묻습니다.

아저씨 얼굴이 왜 빨개졌어요?”

뭐라고 설명해 줄까 잠시 생각하는데평소 똑 부러지는 말투가 야무진 느낌을 주는 유리가 저 대신 명쾌하게 대답해 줍니다.

안 하던 짓을 하려니까 민망해서 그런 거지!”

 

아이들이 심은 딸기 모종은 모두 잘 자랐습니다하얀 꽃이 진 자리마다 딸기가 올망졸망 열렸어요오며 가며 자신의 화분에서 빨갛게 익은 딸기를 똑똑 따 먹는 친구들도 있고아까워서 바라보기만 하고 못 먹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저도 매주 활동을 갈 때마다 현관 앞에 있는 화분에 먼저 눈길이 갔고 때로는 사진으로 담아 오기도 했습니다딸기 화분에서 딸기를 키웠던 두어 달 동안 아이들은 내내 딸기 이야기와 딸기 그림책 이야기를 했어요요술쟁이 딸기 할머니도욕심쟁이 딸기 아저씨도딸기우유를 무척 좋아했던 딸기나라 소녀 베리도 자주 떠올렸습니다또 딸기 한 알을 나눠 먹은 동물 친구들의 모습과 신구 스스무 작가가 보여 준 강렬한 딸기 이미지정유정 작가의 부드러운 딸기 한 포기 그림도 가끔씩 기억해 냈구요오랫동안 책읽어주기를 하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 왔지만딸기 그림책과 함께했던 올해 봄은 저한테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5년 10월호《동화읽는어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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