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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좋아요, 그-냥!(이향미_전주지회) 사무국 2017.08.08. 1292

책 읽어 주세요!

 

좋아요-!

 

이향미 전주지회

 

 

 

엄마!”

 

.”

 

엄마는 매일매일 바쁘잖아!”

 

으응.”

 

엄마는 우리 학교에서 책을 읽어 주잖아그리고 또 다른 학교에 가서 책 읽어주지-. 왜 책을 읽어 주러 다녀바쁘다면서?”

 

어어글쎄그러니까우리 예진이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다시 생각해 보고 말해 줄게늦었으니까 우리 코 자자잘자-.”

 

 

 

딸에게 뽀뽀를 해 주고 생각해 봤다왜 책을 읽어 주러 다니는 걸까왜 책을 읽어주고 있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매주 수요일 아침에 30분 정도 그림책을 읽어 준다몇몇 엄마들과 함께 시작한 아침시간 책읽어주기는 많은 호응을 얻었다책을 읽어 주고 나면 이 책은 도서실에 있으니 도서실에 와서 다시 읽어 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도서실 한켠에 책 읽어 주세요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그 주에 읽어 준 책들을 전시해 둔다도서실을 찾은 아이들은 책 읽어 주세요” 코너에 전시되어 있는 책을 먼저 읽어 보곤 한다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책장을 다시 넘겨 보고그림을 유심히 쳐다본다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책 읽어 준 지 1년이 다 되어 가던 어느 날도서실에서 재미있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 지어 서로서로 돌아가며 책을 읽어 주고 있었다친구가 친구에게 책을 읽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언니 오빠들이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고학년이 저학년 교실에 들어가 책을 읽어 주기로 했다처음에는 고학년 아이들에게 읽어 줄 책을 골라 주었으나개성이 강한 5, 6학년 아이들은 직접 골라 가기를 원했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골라 읽어 주고 난 뒤 그 책을 전시해 놓으려고 살펴보다가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토니 모리슨슬레이드 모리슨 글지젤 포터 그림이상희 옮김문학동네어린이)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다책 내용은 이렇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좀 제멋대로인 패티와 미키와 리자이 세 꼬마가 어찌나 소란스레 구는지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회의를 했다그러고는 세 꼬마의 자유를 빼앗기로 결정한다여럿이 함께 사는 사회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진짜 자유가 뭔지 깨닫게 해 주려 한다어른들은 세 꼬마를 고분고분한 어린이로 만들기 위해 네모 상자에 가둔다그리고 그 상자 안에 하늘을 그린 그림맛있는 젤리과자최신유행 청바지까지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걸 모두 날라다 준다과연 패티와 미키와 리자가 원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이 꼬마들은 자기 마음대로 뛰어노는 자유를 원했다.

 

 

 

이 책을 4학년 아이들에게 읽어 준 아이는 5학년 다빈이었다솔직하고 버릇없어 보이던 다빈이는 이 책을 동생들에게 읽어 주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오늘왜 이래?”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을 흘리며 겨우겨우 책을 다 읽어 내려갔다고 한다.

 

 

 

공부도 잘하고성실한 아이가 책읽어주기에 참여했으면 했다하지만 항상 화난 얼굴에욕만 해 대던 다빈이가 어떻게 지원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담당선생님께 여쭤 보니모범생이 아닌 아이들을 일부러 추천하셨다고 한다부정적이고의기소침하고왕따를 당하고 있고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에게 책읽어주기에 꼭 참여하라고 하셨단다.

 

 

 

저도 책읽어주기 해요.”

 

-!”

 

-짜 싫은데억지로 해요.”

 

다빈아열심히 해 보자.”

 

치이.”

 

도서대출증 가지고 다녀.”

 

-재수 없어.”

 

 

 

항상 부정적으로 말하고버릇없이 굴던 다빈이를 못마땅한 마음으로 바라보곤 했었다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난 뒤 다빈이는 패티미키리자와 같은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다빈이는 이 책을 통해 표현하지 못했던 자기 마음을 바라보게 된 것 같았다버릇없어 보이던 다빈이를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빈아책 읽어 주는 거 힘들지 않니아침에 평소보단 일찍 등교해야 하는데.”

 

아니요괜찮은데.”

 

책읽어주기 어때?”

 

좋아요-.”

 

 

 

-책읽어주기는 -좋아요인 것 같다.

 

딸아이가 바쁘다면서 왜 책을 읽어 주느냐고 물었을 때, “네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니까 좋은 세상이 되려면 모두 같이 나눠야 해.”라는 거창한 대답은 필요하지 않았다책을 통해 다빈이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것또 책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기쁨이 있었기에 바쁘다면서도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 대답해야 했다.

 

 

 

엄마바쁘다면서 왜 책 읽어 주러 다녀?”

 

그건 그냥책읽어주기가 그-냥 좋아서!”

 

*2015년 7·8월 합본호《동화읽는어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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