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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내가 만난 고마운 아이들(성경신_은평지회) 사무국 2017.08.08. 1236

책 읽어주세요!

 

내가 만난 고마운 아이들

 

성경신 은평지회

 

 

 

작년에 서울갈현초등학교 동화동무씨동무 운영자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책읽어주기를 할 때 그림책을 주로 읽었는데 동화책을 읽게된 것이다동화책을 읽어준 경험이 없었던 나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동화동무씨동무를 시작했다.

 

동화동무씨동무를 무사히 마치고 난 후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주기를 더 하고 싶었다동화동무씨동무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을 때 여덟 명 중 3학년 지욱이와 4학년 효진이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명이면 너무 적지 않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지욱이가 친구(예은데려와도 돼요?” 하고 물었다. “물론이지.” 그러자 효진이가 “1학년 동생(주연)도 돼요?” 하고 묻는다. “그럼.” 이렇게 해서 책읽기 경험도 다르고 학년도 다양한 아이들의 책모임이 만들어졌다책읽어주기는 9월에서 12월까지 진행되었다.

 

 

 

책읽어주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책을 발견하기도 한다친구 지욱이를 따라온 예은이는 수줍음이 많아 표현을 거의 하지 않았다그러던 예은이가 톰 키튼 이야기(베아트릭스 포터 글·그림프뢰벨)를 읽을 때 한 말을 듣고 이 작품이 아이들의 관점에서 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톰 키튼 이야기는 세 마리 아기 고양이 이야기다모펫미튼톰 키튼은 문간에서도흙먼지 속에서도 놀기 좋아하는 고양이들이다어느 날 엄마는 차를 마시러 오라고 친구들을 초대한다엄마는 손님들이 오기 전에 아기 고양이들을 깨끗이 씻기고 옷을 입힌다그리고 나가 놀라며 아기 고양이들을 마당으로 내보낸다정원의 담장 위에 올라갔을 때 아기 고양이들의 옷은 모두 담장 밑으로 떨어진다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오리들에게 옷을 입혀달라고 부탁하지만 오리들은 옷을 입고 가버린다엄마는 옷을 잃어버린 아기들을 혼내고 손님들이 왔을 때 방에 들여보낸다방에 갇힌 아기 고양이들은 방 안에서 재미있게 논다옷을 입고 간 오리들은 연못에서 옷을 잃어버린다는 이야기다.

 

아기 고양이들이 오리 드레이크에게 옷 입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자 드레이크가 입으로 옷을 물어 올리는 장면에서 내가 톰 키튼에게 입혀주려나 보다.”라고 말하자작가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예은이는 자기가 입으려는 것 아니에요?”라고 말했다예은이 말대로 드레이크는 자기가 옷을 입었다나는 당연히 옷을 입혀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예은이는 톰 키튼의 옷을 입어보고 싶은 드레이크의 마음을 안 것이다.

 

연못에서 옷을 잃어버린 오리들이 지금까지도 그 옷을 찾고 있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자 예은이가 그래서 오리가 물속에서 그러고 있구나.”라고 말했다냇가에서 자맥질하는 통통한 오리를 보며 옷을 찾고 있는 오리들이다라고 생각하며 예은이를 떠올렸다.

 

 

 

하루는 지욱이가 선생님내가 읽고 싶은 책 가져와도 돼요?” 하고 물었다. “그럼어떤 책인데?” “들키고 싶은 비밀(황선미 글김유대 그림창비)이라는 책이에요.” “그럼 선생님은 다음 주엔 책 준비 안 할 테니 꼭 준비해와야 돼.” “.”

 

다음 주에 지욱이가 가져온 책을 읽어주었다그리고 들키고 싶은 비밀을 다 읽자 최기봉을 찾아라(김선정 글이영림 그림푸른책들)도 읽고 싶다고 했다동화동무씨동무 때 읽고 싶었던 책인데 선정이 안 되어 못 읽은 책이라고 했다재미있는 사실은 지욱이는 이미 두 권의 책을 다 읽었다는 것이다혼자 읽는 것과 여럿이 함께 읽는 것의 느낌이 달랐나 보다. “선생님이 읽어주면 더 재미있어요.”라고 말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말은 듣지 못했다.

 

잘한다 오광명(송언 글윤정주 그림문학동네어린이)을 읽고 난 후 어느 날 주연이가 주인공 광명이에게 편지를 썼다고 슬며시 보여주었다.

 

 

 

 

 

오광명에게

 

광명아안녕나는 주연이라고 해.

 

광명이 너가 좋아하던 준이가 전학 가서 많이 슬펐구나?

 

나도 전학 간 친구 있는데 슬펐단다.

 

광명아이제 장난치지 말고 친구랑 사이좋게 놀아라알겠지사랑해.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1학년 7반 주연이가-

 

 

 

 

 

책읽어주기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몇 줄이라도 감상글을 써보겠냐고 물었다아이들은 학교에서 지겹게 하기 때문에 싫다고 했다독후 활동은 안 하기로 했는데 준이가 전학 가서 슬퍼하는 광명이를 보며 전학 간 친구 때문에 슬퍼했던 기억이 떠올랐나 보다광명이를 위로하는 주연이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

 

 

 

책읽기모임이 한참 진행 중이던 11월에 주연이가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질문을 했다. “근데 왜 책을 읽어주는 거예요?” 당연한 질문에 당황한 나는 잘 들으라고왜냐면 주연이가 혼자 읽을 때랑 다른 사람이 읽어줄 때랑 느낌이 다르거든그래서 읽어주는 거야라고 말해버렸다.

 

당황하지 않고 그건 선생님이랑 같이 읽으면서 주연이가 책을 좋아하게되고나중에 주연이 혼자서도 책을 즐겁게 읽었으면 해서야.”라고 말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모임 마지막 날 예은이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내년에도 책읽어주기 해요?” “학교에서 동화동무씨동무를 신청하면 또 하지.” “내년에도 하면 좋겠다그럼 꼭 신청해야지.”

 

책읽기모임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별다른 이유를 말하지 않고 그냥 재미있었어요라고만 하던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가 처음으로 읽어준 동화를 들어주고동화를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느릿한 말투로 어눌하게 했던 옛날이야기를 들어주고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아이들 덕에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한 번도 빠지지 않은 주연이씩씩한 지욱이와 얌전한 예은이동화동무씨동무부터 시작해서 동생 챙겨가며 끝까지 참여한 효진이까지 모두 고마운 아이들이다.

 

 

*2015년 5월호《동화읽는어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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